재포장 금지 보도의 환경부 해명 - 띠지(테이프)는 된다고? 묶음 할인은 괜찮다고?



한국경제신문의 기획(?) 보도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환경부가 "주말에" 보도 해명을 하고, 규제 시행의 계도기간을 갖겠다는 글을 환경부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한국경제의 다른 기사에는 "규제의 원점 재검토" 라고 떴고, 이게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재검토가 된다면, 결국 이 규제는 "누더기"가 될 것이 분명한데요.... 근데 이런 일이 일어난 배경은 뭘까요?


1. 유통산업계와 관련 공기관의 이해 충돌. 설명과 설득이 없는 "그들만의 전술"

규제를 시행하는 공기관은 항상 "어떤 정치적 이유" 나 "방향"을 제시하고 규제를 작성/수정합니다. 물론 그게 큰 그림에서 옳은것 이겠지만 - 현재 산업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해하지 않고 그대로 밀어 붙이려는 공기관의 "일말의 갑질"과 "눈 앞에 보이는 이익을 놓치기 싫은 산업계"의 얄팍한 전술 싸움이 이런 현상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산업계는 "우리 얘기는 왜 듣지 않느냐"고 말하고, 공기관은 "당신네 얘기는 들어봐야 소용 없다"고 한다죠. 우리는 진짜로 이 두 "대화상대의 접점"을 찾을 수 없었던걸까요? 우리는 진심으로 이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요?


2. 공기관 간의 협업 부족 (처럼 보이는 일)

우리는 환경부와 고용노동부 등의 기관이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의 다른 장관급 부처가 "협업해서" 산업을 파악하는 경우를 본 기억이 없더라구요. 유난히 환경부는 조금 동떨어진 기관인 듯 하고, 다른 부처와 협업이 잘 되는 것 같지도 않네요. 물론 그 속은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일반적인 경우, 환경부의 일은 다른 부처의 업무를 "방해"하는 듯한 인상을 줘서인지 아니면 기사에 낼 게 없어서인지, 기사에서 찾기도 힘들던데요. 막상 우리가 "친환경"하겠다는 일은 환경부 혼자 달랑 나서서 될 일이 아닌데, 막상 환경부와 협업하고 있는 모양의 부처는 딱히 눈에 띄지 않긴 합니다.


3. 우리 산업의 보이지 않는 마피아(?)

물론 지금이야 이게 "거래관계"가 되었다고 하지만,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요구사항"이 사실 "일방적인 요구" 였다는 사실을 아는건, 결국 업계 내에 있는 사람들 뿐 입니다. 그들도 업계 밖으로 나가서 이 사실을 세세히 얘기 해 봐야 "거긴 원래 그런 곳이야" 라는 핀잔을 들을 뿐이죠. 예를 들어, 이번에 회자되었던 "4+1 라면 포장"을 상상 해 보죠. 제조업체는 기본 포장인 낱개와 상자 포장을 SKU(Stock Keeping Unit)으로 설정했다고 가정 해 보죠. 두 가지의 포장이라면, 원가 영향도 크지 않고, 유통업체와 소매업체의 요구를 잘 들어 줄 수 있을것이라 판단 했겠지요?. 그런데 대형 유통업체가 "우리 전용으로 SKU하나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하면, 제조업체가 이를 거절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자칫 잘못 했다간 큰 유통채널 하나를 통째로 날려 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겠죠?. 이것이 좋게 얘기하면 "산업의 다이나믹"이고, 나쁘게 얘기하면 "요구 행태"입니다. 물론 이걸 누가 잘못했다고 말 할 수 없어요. 유통업체도 판매 전략으로 만들온, "xx 라면의 새로운 5+1 패키지"가 그들의 판매량 증대를 위해서 라고 할 거구요. 그것도 사실일 겁니다. 제조사는 포장 원가요소가 올라갔고, 유통사는 마진 깎는 할인 행사를 하며, 소비자는 더 많은 포장폐기물을 버리게 되겠군요- 여기에 누구의 잘못이 있을까요? 겉으로 봐서는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결과는 잘못 된 것 처럼 보이네요 - 마피아는 어디에 숨었길래 보이지 않는걸까요?



규제는 산업과 정치를 모두 잘 아는사람이 없는 한, 시간에 얽매이지 말고 - 설명과 협의에 의해 만들어야 합니다. 빠르게 바꾸면 빠르게 반발을 살 거고, 강하게 밀면, 강하게 반발 할 겁니다.


언론사가 규제를 보고 강한 기획기사를 쓰는 이유는, 산업계나 소비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규제를 만들었다고 해석했기 때문 이겠죠? 친환경이라는 "대의"는 "먹고사니즘"을 곧바로 뛰어넘기 어렵습니다. (오죽하면 UN의 SDG17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17)의 1,2 번이 No Poverty와 Zero Hunger일까요?)


이번 일로, 재포장 금지법 (정확히는 규칙)이 누더기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어요 - 일전의 화평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때에도, 산업계가 들고 일어나서, 법령이 누더기가 됐고, 원래 취지는 딱히 중요하지 않은 것 처럼 덮여 버렸었죠 -


현장에서 띠지로 묶어서 파는건 된다구요? 묶음 할인을 막는건 아니라구요?

띠지는 포장재가 아닌가요? 묶음할인의 포장 원가를 "유통사"에서 "제조사"로 그냥 이전하는건 아닐까요?


정말로 환경부가 "현장의 소리를 잘 이해하는지" 한 번 지켜 보시죠~


개인적으로 환경부 컨설팅 이라도 해 드리고 싶은 마음 입니다만, 안 불러주시겠죠?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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