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일회용 배달용기 문제, 어떻게 해결할까?

배달음식 증가로 인한 쓰레기 문제에 대한 관심 혹은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배달음식 소비가 증가하면서 배달음식에 사용된 일회용 식품용기 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했다는 것이지요. 일단 통계로 확인해 볼까요.

통계청의 도·소매 서비스 중 온라인쇼핑 동향조사의 음식 서비스(온라인 주문 후 조리되어 배달되는 음식)의 매출액은 2020년 8월 기준 1조 6,730억 원입니다. 2017년 1월 1,834억 대비 거의 9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2017년 이후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음식 배달이 증가하면서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일회 용기의 양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요. 가정에서 재활용품으로 분리배출되는 플라스틱의 양이 전년대비 15% 증가했다고 합니다.


자료출저: 동아일보, 20년10월23일 기사


녹색연합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 76%가 음식 배달 후 배달용기를 쓰레기로 배출할 때 죄책감이 들거나 마음이 불편하다고 합니다. 요즘 쓰레기 문제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편리성 때문에 음식 배달을 시키기는 하지만 쓰레기로 배출되는 양이 많아서 마음이 불편해지는 거죠. 배달시키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적게는 3개에서 많게는 20개까지 사용됩니다.


자료출처: 녹색연합


배달음식 용기는 음식물이 묻어 있을 수밖에 없죠. 또 자장면 같은 중식은 비닐 랩이 씌어 있죠. 소비자들이 음식을 먹은 후 빈 용기를 깨끗이 씻고, 비닐 랩은 제거하고 버려야 하는데 그냥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음식 배달이 증가하면서 가정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 재활용품의 양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재활용품의 성상도 동시에 악화되고 있는 거죠.


우리나라 음식 배달의 역사는 '배달의 민족'답게 유구합니다. 기록으로 확인되는 최초의 배달음식은 냉면입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황윤석의 <이재난고>에 1768년 7월에 과거시험을 본 다음 날 일행과 함께 점심으로 냉면을 '시켜' 먹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영조 시절인데요, 이 시기에 이미 냉면을 '배달'시켜 먹었던 거죠.

조선 후기에는 '효종갱(曉鐘羹)'이라는 해장국을 성문 밖에서 새벽에 배달시켜 먹었다고 합니다. 새벽(羹)에 종(羹)이 울리면 시켜 먹는 국(羹)이라는 의미입니다. 양반들이 밤새도록 술판을 벌여 술을 먹으면, 남한산성 인근에 있는 해장국집에서 밤에 항아리를 솜에 싸서 달구지에 실어 한양으로 보내는 거죠. 새벽 종이 울려 성문이 열릴 때쯤 도착해서 양반집에 배달을 하면 밤새 달린 양반들이 효종갱으로 속을 풀고 주무시는 거죠. 효종갱은 배추속대와 송이버섯, 표고버섯, 소갈비, 해삼, 전복을 토장에 섞어서 하루 종일 푹 고아서 만든다고 합니다. 말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이는 동시에, 밤새 술판을 벌인 양반을 위해서 밤새 달구지에 국항아리를 싣고서 배달했던 일꾼들의 노고도 생각이 나네요.


1906년 7월 14일 일간신문 <만세보>에는 음식 배달 광고가 처음으로 실렸습니다. 광고주는 최초의 조선 음식 전문점 명월관이었는데요. 일종의 출장뷔페 같은 개념이었습니다. 회식이나 잔치가 열리면 음식을 그릇에 담아 가져간 후 교자상에 차려서 제공했다고 합니다.


자료출처: http://www.seouland.com/arti/culture/culture_general/354.html


1920~30년대가 되면 각종 탕과 냉면, 국밥, 비빔밥 등으로 배달음식의 종류가 늘어나고요. 당시 모던보이와 모던걸 사이에는 설렁탕을 시켜서 집에서 먹는 것이 선풍적인 인기였다고 합니다. 1960년대 이후에는 자장면이 배달음식의 대명사가 됩니다. 철가방을 들고 오토바이를 타고 자장면을 배달하는 모습은 1990년대 이후입니다. 그전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자장면을 배달했다면, 중소형 오토바이가 보급되면서 오토바이를 타고 철가방을 들고 배달하는 모습이 일상화된 거죠. 참고로 우리나라 최초의 오토바이 퀵 서비스는 1993년에 시작됩니다. 퀵서비스 주식회사를 설립한 임항신 대표가 1984년 일본 유학시절에 도쿄 시내를 주행하던 오토바이 배송서비스(바이크빈)를 보고서 국내에 들여온 것이라고 합니다. 1992년 오토바이 5대를 갖추고 회사를 설립한 후 1993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배달앱이 처음으로 등장한 시기는 2011년부터입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된 2000년대 후반 이후 배달앱이 등장했고, 하루에도 수십 개의 배달앱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초기의 치열한 경쟁을 거친 후 지금은 '배달의 민족'을 위시한 배달앱이 음식 배달 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기존에는 전단지로 개별 음식점별로 홍보를 하는 방식이 배달앱으로 대체된 거죠. 현재 음식 배달의 98% 이상이 배달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배달앱 시장의 부동의 1위는 '배달의 민족'입니다. 이름도 잘 지었고, 배달앱 초기부터 이 시장을 잘 개척해 온 거죠. 그런데 배달의 민족은 2019년 말 독일 회사 '딜리버리 히어로'에 인수되면서 이름과 달리 '게르만 민족'이 되어버린 게 아니냐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배달앱은 전단지를 대체하면서 쓰레기를 줄였지만 배달문화를 폭발적으로 확장시켜서 일회용기 사용을 늘렸습니다. 전단지 쓰레기를 줄인 양보다 일회용기 쓰레기 배출량을 늘린 게 훨씬 많은 거죠. 음식 배달 문화는 이미 확고하게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상황이라서 이것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음식 배달을 없앨 수는 없는 거죠. 그렇다면 음식 배달로 발생하는 일회용 쓰레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우선 바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생각해 볼까요? 음식 주문을 하면서 불필요한 수저나 반찬은 거부할 수 있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활성화해야 합니다. 배달의 민족에서 작년부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것이 얼마나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도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그리고 배달앱 업체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홍보를 하는지도 살펴봐야 하고요. 최선은 기본적으로 수저를 제공하지 않고 필요한 사람들만 수저를 신청하는 방법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겠지요. 아니면 환경부에서 발표한 것처럼 일회용 수저를 쓰고 싶은 사람은 비용을 지불하고 신청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는 음식점도 있을 텐데요. 이런 음식점을 소비자들에게 우선 노출시키고, 배달앱 수수료를 인하시켜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일회용기를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다회용기 사용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는데요. 다회용기 대여·세척산업이 만들어져야겠죠. 트래시버스터즈 같은 업체에서 열심히 모델을 만들고 있는데요. 좋은 성과를 내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배달앱 업체들도 다회용기 대여세척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했으면 합니다. 정부나 지자체도 지원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지만, 배달앱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우선입니다. 가장 효율적으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겠죠.

환경단체들도 배달앱 업체 대상으로 좀 더 꼼꼼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압박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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